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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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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 방문객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2021년 한 해가 또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한 해 동안 너무나도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런 수많은 사람들과 나의 삶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한 해였다. 비록 그 어느 해보다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고 힘든 한 해였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매우 많은 한해라고 생각하고 싶다. 2022년은 나에게 있어서 그 어느 해보다도 중요한 해이다. 나를 돌아보고 나의 삶을 돌아보고 온전히 ..
박노해 - 경계 경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 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 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 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르지 말 것 최근 본 시 중에 나에게 가장 울림이 있는 시였다. 난 성장 욕구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내가 지금 하는게 미래에 이런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까 고민하고 하고싶은 것들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어떤걸 하다가도 이게 맞나 또 고민하고, 결국 항상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만 돌리고 결국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항상 나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 나에게 '그냥 해보면 되지'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렇다. 그냥 해보면 된다. 근데 난 그동안 이 말의 뜻을 알지 못했다. 그냥 해본다는거? 그게 가능한걸..
박노해 - 겨울 사랑 겨울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듯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 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듯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어느덧 벌써 올해의 끝을 알리는 12월도 반절이나 지나갔다. 제법 무서운 바람도 불기 시작했다. 이 추운 어느날 이 시가 누군가에게 조그만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시를 추천해주신 그 분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
이해인 - 길위에서 길 위에서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함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어두울수록 눈물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 한다 우리 모두가 아니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모두 다 겪어보고 나면 다 좋은 추억이라고 그니깐 조금만 참고 견디자고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는 나. 하지만 그럼에도 빛을 그리워하는 나. 난 빛으로 가기 위해 걸음을 빨리하는가? 아니면 그냥 이 어둠과 슬픔을 떨치..
나태주 - 좋은말 좋은말 사랑합니다. 그보다 좋은말은 지금도 생각합니다. 더 좋은 말은 우리 오래 만나요. 그동안 정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온 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지금. 여행을 가서 만난 인연, 해외에서 만난 인연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거쳐 왔지만 결국 지금도 정말 맘 편히 고민없이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는 것 같다. 그만큼 누군가와 오래오래 인연을 맺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이 시의 말처럼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해서 하는 말은 그 순간의 단순한 사랑해라는 말이 아닌 것 같다. '우리 오래오래 서로 많은 추억을 만들며 함께하자'
이해인 - 내가 나에게 내가 나에게 오늘은 오랜만에 내가 나에게 푸른 엽서를 쓴다 어서 일어나 섬들이 많은 바다로 가자고 파도 아래 숨 쉬는 고요한 깊이 고요한 차가움이 마침내는 따뜻하게 건네오는 하나의 노래를 듣기 위해 끝까지 기다리자고 한다 이젠 사랑할 준비가 되었냐고 만날적마다 눈빛으로 내게 묻는 갈매기에게 오늘은 이렇게 말해야지 파도를 보면 자꾸 기침이 나온다고 수평선을 향해서 일어서는 희망이 나를 자꾸 재촉해서 숨이 차다고 - 사람들은 말한다. 행복하자고 그리고 말한다. 항상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는거라고 참 모순적이다. 모두가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한걸 할 수 없는게 세상의 이치란다. 그러니깐 현재 주어진거에 만족하라고 그럼 언젠가는...언젠가는 너가 원하는걸 할 수 있을거라고 마치 미래라는 녀석이 나에..
이재무 - 볕 좋은 날 하루를 마무리해보면 적어보는 시 한편 처음엔 글씨 연습하고자 시작했던 글씨체가 조금씩 맘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역시 조금씩, 그냥 하는게 정말 중요한거 같다. 이렇게 쓴 내 글씨를 보며 이제 조금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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